
<장기놀이터 Sporekid part.2>
2021.08.19 - 2021.09.02
11:00 - 17:00 (수, 금 휴관)
참여작가 : 윤상하
<장기놀이터>는 주체성이 결여되어가는 사회와 인간의 모습을, 집체만한 괴수에게 잡아먹혀 몸속에서 일을 하는 유기체로 비유한 일종의 메타픽션(meta-fiction)이다.
다음의 전시는 공장의 배관, 전선과 인터넷 연결망, 건물의 철골 등 현대의 도시를 구성하는 인공적 혼합물의 형상이 인간의 신체인 뼈와 장기와 닮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혼란스러운 현대의 세상처럼 <장기놀이터>에 등장하는 괴수의 신체리듬은 불안정해지고 소수의 유기체는 자신의 본질에 의문을 품는다. 그 유기체는 설정된 목표를 수행하는 기계와 같이 한갓 혼합물이 아니라서, 생명의 원리로 나아가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현실 속 환상, 환상 속 현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나’ 대신 ‘나’를 대변하는 미디어와 가상현실세계가 등장했고, 그 세계는 디지털 화면을 넘어 현실에 존재하는 ‘나’의 정신세계로 침투한다.
<장기 놀이터>는 가상 세계의 범람에 맞서기 위해 ‘나’의 유년시절에 내재된 동화적 환상으로 현실의 어두운 면을 이미지로 재구성한 전시이다.
환상은 현실에 자리를 내어준다. 거대한 공장과 고층 빌딩이 강제로 들어서면서 환상 속 마을은 점점 색을 잃어가며 인공 혼합물로 덮힌 무채색의 도시가 된다. 침입자로 인해 서있을 곳을 상실한 환상 속 인물은 공장에 들어가 ‘일’을 하며 획일화된 사회를 받아들인다.
그들에게 공장과 빌딩은 자신을 집어삼킨 거대한 괴수와도 같은 존재이다.
괴수는 그들을 자신의 몸속에 가두고, 내장기관을 위해 일을 시킨다. 그들은 점점 괴수의 하나의 조직체가 되어간다. 그들은 본인의 모습을 잊어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체제를 거부하고 저항하려는 사람이 아직, 있다.
이들은 획일화된 조직체의 일부가 되지 않고자 본연의 천연적 색을 뽐낸다. 유년시절 놀이를 하며 행복과 자유를 누렸던 순간을 회상하는 저항민은 여전히 재미를 통해 경직된 사회를 풍자한다. 말하자면 저항민은 정치적 혁명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억압된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다.